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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연결하라 오래 전 필자는 영국 작가 에드워드 모건 포스터의 소설 ‘하워즈 엔드’를 번역·출간한 적이 있다. 속표지의 ‘오직 연결하라(Only Connect)’는 특이한 제사(題辭)가 지금도 기억난다. 여기에 소설의 주제가 압축돼 있다. 작가는 성격과 출신, 가치관이 판이하게 다른 두 집안, 즉 세속적인 윌콕스가(家)와 이상을 추구하는 슐레겔가 남녀의 갈등과 화해를 정교한 필치로 그려냈다. 이는 스토리가 ‘대립으로부터 연결로’ 옮겨간다는 것을 암시한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하워즈 엔드'(1992)의 한 장면. 헨리 윌콕스로 분한 앤서니 홉킨스(왼쪽)과 매거릿 슐레겔로 분한 엠마 톰슨. 두 집안 남녀의 대립과 ‘연결’을 정교한 필치로 그려냈다. 오래된 기억이 떠오른 건 최근 한 기사를 읽으면서다. 유엔 산하 환경재해.. 더보기
여가부·통일부 폐지론, 이준석은 ‘아나키스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여성가족부·통일부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뜬금없고 설득력이 부족하다. 그 이유를 두 측면에서 살펴보자. 첫째는 문제 제기 방식의 가벼움이다. 이 대표는 라디오와 TV에 나와 이 주장을 폈다. CBS 라디오에서는 “보수 쪽 진영은 원래 작은 정부론을 다룬다. 현재 정부 부처가 17~18개 있는데 다른 나라에 비하면 좀 많다. 여성가족부나 통일부 이런 것들은 없애자”고 말했다. 앞서 SBS 인터뷰에서도 여가부 폐지 목소리를 냈다. 자신이 보기에 성과가 미흡하다고 아예 없애버리자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뿐더러 정부 조직 존폐를 이렇듯 가볍게 제기하는 것도 문제다. 조직을 개편할 필요가 있다면 치밀한 당내외 여론 수렴을 거쳐 정책화해야지 라디오나 SNS에서 툭 던질 일은 아니다. 국민의.. 더보기
[오피니언타임스] 美 아시안 혐오 범죄 폭증...약자의 적은 약자? 며칠 전 신문에서 ‘호신용 페퍼스프레이’란 칼럼을 읽었다. 뉴욕에 사는 한국여성이 그런 제목의 글을 쓴 이유를 짐작할 것이다. 미국에서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아시안 혐오범죄 때문이다. 필자는 “뉴욕에서는 불법이지만 다른 주에 사는 아시안 친구들은 테이저건이나 권총에 보디캠까지 장착하고 운동화를 신고 나가야 안심이라며 정보교류 중”이라고 했다. 그가 느끼는 공포와 불안이 피부에 와 닿는다. (뉴욕 AFP/게티이미지=연합뉴스) 미국 뉴욕에서 4일 시위대가 증오범죄에 맞서 흑인과 아시아계가 연대할 것을 촉구하며 '흑인+아시아인'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국 내 아시아계는 사는 게 전보다 불안해졌다. 지난해 혐오범죄는 7% 줄었지만 아시안에 대해서만 150% 증가했다. SAH라는 아시안 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