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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유다 복음 예수를 은전 서른 닢에 로마 병사에게 팔아넘긴 것으로 성경에 기록된 가롯 유다는 다분히 논쟁적 인물이다. 왜 그는 예수를 배반했나. 원래 탐욕적이기 때문인가, 예수를 따르며 품었던 신정왕국 출현의 기대가 무너졌기 때문인가, 아니면 배반은 이미 예정됐던 것이었나. 예수 당시 팔레스타인에는 ‘열심당’이라는 애국 단체가 있었다. 로마로부터 조국을 해방시키고자 하는 혁명가들의 모임이었다. 일부 학자들은 유다가 열심당원이었으며 반 로마 혁명을 위해 예수를 따라다니다 여의치 않자 최후 수단으로 혁명에 불을 붙이기 위해 예수를 팔았다고 본다. 그러나 유다의 죄에 대한 기독교의 입장은 대체로 보수적이다. 그 출발점은 인간의 죄는 전적으로 인간의 의지에 의한 것이라는 ‘자유의지론’이다. 이 논리에 따르면 “신은 왜 유다.. 더보기
[여적] 김민기 1972년 여름 마산 수출공단의 노동자들과 해변으로 놀러 갔을 때의 일이다. 막 석양이 지는 바닷가로 하나 둘씩 돌아오는 고깃배들을 바라보다 그는 “야, 참 멋있는데”하고 중얼거렸다. 그 때 옆에 있던 여성 근로자가 쏘아 붙였다. “그 사람들은 모두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어요. 뭐가 멋있다는 거지요?” 그 때 그는 강한 충격을 받았다. 이 작은 체험이 그 자신의 지식인적 사고방식과 감성적 기반에 대해 근본적인 반성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김민기에 관한 글의 일부이다. 그는 서울대 회화과 재학 시절이던 1970년 양희은에게 데뷔곡 ‘아침이슬’을 비롯해 많은 노래를 만들어 주었다. 〈긴 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 진주보다 더 고운 아침이슬처럼…〉으로 시작되는 노래는 뚜렷한 정치성이 없는데도 1975년 방송금.. 더보기
[여적] 브레진스키 1977년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은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컬럼비아대 교수를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임명했다. 폴란드 출신인 이 공산주의 전문가는 인권외교를 표방한 카터 대통령의 그늘에서 차가운 국제전략을 구사한 ‘매파’였다. 그는 카터가 중시한 인본주의적 목표 달성을 위한 선결조건으로 미국의 군사적 능력을 확립할 것을 강조했다. 당시 전반적인 세계정세는 비둘기파인 사이러스 밴스 국무장관의 입지를 약화시키고, 브레진스키의 입장을 강화시키는 방향이었다. 1979년 테헤란 주재 미국대사관 인질사건과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은 결정적으로 카터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현실주의적 방향으로 선회시켰다. 그가 1997년 출간한 ‘거대한 체스판’ 역시 미국의 현실적 국익을 앞세운 입장에서 쓴 21세기 미국의 국제경영 전략 안내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