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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아름다운 퇴장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소련 공산당 서기장에 선출된 것은 1985년 3월, 만 54세 때였다. 60~70대가 서기장에 오르던 과거 관례에 비추어 이는 대단한 파격이었다. 전임 체르넨코 서기장은 급사할 당시 73세였다. 그에 앞선 안드로포프도 70세 가까운 나이에 서기장이 됐다가 병사했다. 병약한 브레즈네프 서기장은 1982년 76세로 작고할 때까지 18년간 재임했지만 마지막 7년간은 통치능력을 거의 상실한 채 측근들에게 정무를 맡겼다. 옛 소련은 그런 점에서 ‘노인 정치’ 국가였다. 이것은 중국도 마찬가지였다. 부도옹 덩샤오핑이 1997년 92세로 사망할 때까지 중국을 지배한 것은 70대 노인들이었다. 장쩌민이 2005년 국가 중앙군사위 주석 자리를 후진타오에게 물려줄 때 나이는 79세였다. 후진타오가 60.. 더보기
[여적] 미사일 방어 1983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흔히 ‘스타워즈’로 불리는 전략방위구상(SDI)을 제안했다. 이 구상은 적의 핵탄두 탑재 미사일을 우주에서 레이저 무기로 요격해 파괴한다는 것이었지만 91년 소련의 붕괴로 존립 근거를 잃고 말았다. 이후 적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미국을 지킨다는 구상은 조지 부시 대통령에 이르러 다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부시는 2001년부터 미국 본토뿐 아니라 동맹국까지 보호한다는 내용의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MD 시스템에는 지상 및 해상 발사 요격 미사일, 즉 지대공 미사일인 패트리엇 3(PAC-3) 시스템과 함대공 미사일 SM3, 육해공 경보장치 등이 포함돼 있다. 미국은 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지금까지 약 9백억달러(90조원)의 막대한 예산을 .. 더보기
[여적] 빌 게이츠 번잡하고 속된 도시를 떠나 시골로 돌아가는 심정을 흔히 ‘귀거래사(歸去來辭)’라고 부른다. 이 말은 중국 진(晋)나라 시인 도연명이 세속적인 영달을 버리고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기쁨을 노래한 시 ‘귀거래사’에서 연유한 것이다. 시에는 도연명이 41세 때 관직을 버리고 시골 고향으로 돌아가 얻은 정신적 해방감과 전원생활의 즐거움이 담겨 있다. 미국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색다른 ‘귀거래사’를 불러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가 며칠 전 자선단체인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 업무에 주력하기 위해 2008년 7월부터는 경영 일선에서 손을 떼겠다고 사실상 은퇴를 선언한 것이다. 게이츠가 자신과 부인의 이름을 따 2000년 설립한 이 재단은 저개발국가의 질병퇴치, 빈민구호 및 교육 문제를 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