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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웅 칼럼

학벌이란 노비문서 현실에서 ‘역사는 반복된다’는 가설이 신통할 정도로 맞아떨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놀랄 때가 있다. 역사반복론은 단순화의 흠은 있지만 명쾌하게 현실을 설명해주는 힘이 있다는 게 미덕이다. 여기에 역사가 ‘처음은 비극으로, 두 번째는 희극으로’ 반복된다는 마르크스의 주석까지 곁들이면 역사반복론은 더욱 그럴듯한 설명력을 갖게 된다. 이제 “현대에도 조선시대와 비슷한 신분제도가 유지되고 있다. 그것은 바로 학벌주의다”라는 가설을 세워보자. 그것이 현실 사회 분석에 매우 유용한 관점을 제공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가설의 검증은 어렵지 않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옛날 노비문서 또는 공명첩(空名帖) 구실을 하는 것이 대학 졸업장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좋은 대학 졸업장을 따기 위해 어려서부터 안간힘을 써야 한다.. 더보기
격양가(擊壤歌)를 부르고 싶지만 이명박 집권 2년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지만 필자는 정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됐음을 지적하고 싶다. 그리고 그 책임의 상당 부분은 정치인들, 그 중에서도 국정 최고지도자인 이명박 대통령에게 돌려야 한다고 본다. 예를 한 가지 들어 보자. 그는 일전에 충청도에 가 “모든 것을 정치적으로 판단하고 계산하고, 정치공학적으로 생각하면 그 지역이 발전할 수 없다”는 말을 했다. 이 말은 같은 자리에서 꺼낸 ‘강도론’에 묻혀 잊혀졌으나 음미해 봄직하다. 현직 대통령의 일그러진 정치관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첫째, 그는 정치는 믿을 게 못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것은 심각한 자기 부정이다. 정치를 업으로 하는 지도자가 정치적으로 판단·계산하고, 정치공학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지역 발전을 막는다는 말이.. 더보기
조중동에 묻는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소박한 충고를 하나 하고 싶다. ‘보수신문’으로 불리는 조선·중앙·동아일보를 절대적으로 믿어선 안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진부하지만 여전히 유용한 일화를 소개한다. 1815년 나폴레옹이 유배지 엘바섬을 탈출했다. 당시 최대 일간지 ‘르 모니퇴르’는 ‘식인귀, 소굴을 빠져나가다’란 제목으로 보도했다. 이후 2주 동안 이 신문의 헤드라인 변화가 볼 만했다. 나폴레옹이 북상함에 따라 그 호칭은 아귀→호랑이→괴물→폭군→약탈자→보나파르트→나폴레옹→황제 보나파르트로 바뀌었다. 마침내 파리에 입성한 그에게는 ‘높고도 귀하신 황제 폐하’란 극존칭이 붙여졌다. 이 얘기를 꺼낸 이유는 얼마든지 그 역도 성립한다는 점을 상기시키기 위해서다. 나폴레옹은 극단적 사례일 뿐 권력의 이동에 따라 태도를 바꾸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