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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웅 칼럼

‘또’와 ‘또한’, 헷갈리나요?

백이면 백 헷갈리는 말이 있다. ‘또’와 ‘또한’이다. 두 낱말은 쓰임새가 엄연히 다르다. 그런데 실생활에서 ‘또’하면 될 것을 ‘또한’으로 쓰는 일이 너무 많다. 거의 새로운 어문 규범이 돼버린 것 같다.  

인터넷을 뒤지다 유익한 자료를 발견했다. e수원뉴스의 <‘또’와 ‘또한’을 구분할 줄 아세요?>란 기사다. 2009년 12월 8일 윤재열 시민기자가 쓴 것으로 좀 오래 된 글이지만 소개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이 기사를 거의 전재한다. (<부터  >까지)


<‘또’와 ‘또한’의 품사는 둘 다 부사다. 그러나 의미는 미세한 차이가 있다.  우선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또’는
1 어떤 일이 거듭하여 -또 일이 생기다  
2 그 밖에 더-무엇이 또 필요한가? 
3 그래도-어린애라면 또 모르겠다 
4 그뿐만 아니라 다시 더-그는 시인이며 또 수필가다 
5 단어를 이어 줄 때 쓰는 말-하루 또 하루가 흐른다 

‘또한’은 
1 마찬가지로 역시-너 또한 잘못 했어 

2 그 위에 더 또는 거기에다 더-돈도 있고 또한 권세도 있다

다시 정리하면 ‘또’는 ‘거듭하여, 다시 더’의 뜻으로 한자어로 ‘우(又)’이다. ‘또한’은 ‘마찬가지로 역시’로 한자어로 ‘역시(亦是)’이다. (※여기서 알 수 있듯 ‘또’는 쓰임새가 다양하지만 ‘또한’은 용례가 제한적이다-필자.) 

이해를 돕기 위해 예문을 더 들어보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또 산불이 났다

○작년에 왔던 경제 한파가 올해도 또 왔다

○이명박 대통령이 4일 또 호남을 방문한다 

또한

○나 또한 너의 의견과 마찬가지다

○공부를 열심히 하면 성적 또한 좋아질 것이다

○네가 가면 나도 또한 가겠다 
그런데 ‘또’를 써야 할 경우에 ‘또한’을 쓰거나, 아예 필요 없는 경우에도 버릇으로 ‘또한’ 을 남발하는 일이 많다.
(1)홋카이도는 세계자연유산인 시레토코를 비롯하여 풍요로운 자연환경은 물론 음식과 관광 등 뛰어난 자원의 보고다. 또한 자연과 함께 사는 아이누 문화는 물론 각 지역의 풍토와 역사가 빚어내는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며 각각 다양한 개성이 빛나고 있다.
(2)자신이 있는 학생의 경우 수능성적을 100% 반영하는 ‘가’군이 유리하며, 수능성적뿐만 아니라 학생부 등급에서도 강점이 있는 학생이라면 수능성적과 함게 학생부를 반영하는 ‘나’군이 유리하다. 또한 학생부 100%로 학생을 선발하는 농·어촌학생, 기회균형선발, 전문계고교출신자 모집전형을 ‘다’군에서 실시하고 있으므로 수시모집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3)일본 현지에 있는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IB 스포츠는 “연아가 새 부츠를 편하게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김연아 자신도 새 부츠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4)아이돌 가수 출신 연기자들의 연기 대결 등 볼거리 또한 풍성해졌다.  

(1) (2)에서 ‘또한’은 ‘마찬가지’의 뜻이 없다. 새로운 내용을 첨가하고 있다. 이때는 ‘또’가 어울린다.  

(3)뒤에 있는 조사 ‘도’와 뜻이 겹치므로 ‘또한’은 삭제한다.

(4)‘또한’은 불필요한 말이다. 빼어 버리고, ‘볼거리가 풍성해 졌다’라고 고치면 된다.>


#다음으로, 국립국어원에 올라온 ‘또’와 ‘또한’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소개한다.
<질문>
영등포구의 인구는 100만명이다. 또, 세대수는 50만 세대이다.       
영등포구의 인구는 100만명이다. 또한, 세대수는 50만 세대이다.
위의 경우, 전체적인 사실관계는 크게 변함 없어 보이나 문장의 맛이 좀 다르게 느껴지는데 바른 사용법은 어느 쪽일까요?

<답변>제 생각엔, ‘또’는 사실의 나열할 때 문장과 문장을 단순히 연결하고 나열하는 역할일 것 같고 ‘또한’은 인구 100만명이라는 사실과 함께 세대수도 50만명이나 된다라는 ‘또’의 강조된 의미가 더해진 것 아닐까 싶습니다.

<질문2>문장과 문장을 연결하는 접속사로서 <또>라는 단어는 틀린 것이고 <또한> 만을 써야하는건가요? 문맥에 따라, 글쓴이의 의도에 따라 적절히 쓰면 될 듯 하지만 어느 한 쪽이 맞다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만, 생각할수록 헷갈립니다.

<답변2>‘또’와 ‘또한’의 말맛의 차이에 대해 생각하신 바나, 단어의 쓰임에 대해서 생각하신 바가 모두 맞습니다. ‘또’는 여러 쓰임이 있지만, ‘또한’과 비교할 수 있는 쓰임에서, ‘또’는 대등하게 연결하는 느낌이 강하고, ‘또한’은 ‘거기에다 더’라는 뜻으로 앞의 것을 안고 가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리하여 보이신 표현의 본뜻이 ‘인구가 얼마이고 세대수가 얼마이다’와 같다면 ‘또’를 쓰는 것이, ‘인구가 얼마인데 세대수도 얼마이다’와 같다면 ‘또한’을 쓰는 것이 낫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