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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여적] 모차르트 효과

‘모차르트 효과’라는 것이 있다. 1993년 미국에서 나온 이론으로 모차르트 음악을 듣기만 해도 뇌의 활동이 촉진되어 지능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이 효과를 찬성하는 쪽은 모차르트의 음악이 순수하고 투명해 다른 작곡가들의 작품과 비교할 때 뇌에서 창조력과 관련된 부위를 더욱 강력하게 자극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여러 실험 결과 모차르트 효과는 단순한 정서적 각성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 거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편이다.

이 모차르트 효과가 색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천재 음악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 탄생 250주년인 금년을 맞아 그의 조국 오스트리아는 물론 세계적으로 기념행사가 펼쳐지는 것이다.
특히 몇해 전부터 행사 준비에 들떠 있는 모차르트의 고향 잘츠부르크에서는 그의 생일인 오는 27일부터 축제가 시작돼 1년 내내 이어진다. 올 한해 동안 잘츠부르크에서 열리는 행사만 해도 500여개. 여기엔 55개의 세계 초연작, 36개의 오페라, 260개의 콘서트, 55회의 미사, 10회의 세미나, 99개의 각종 퍼포먼스 등이 포함돼 있다.

음료수, 소시지, 우유, 컵, 우산, 옷 등도 모차르트 상표로 판매된다. 이에 대해 “모차르트가 이 광경을 본다면 비웃을 것”이란 반응도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오스트리아 관광청이 88억달러(약 8조8천억원)로 추산되는 모차르트의 상표 가치를 외면할 리 없다.

또다른 모차르트 효과 기대도 있다. 지난주 유럽연합(EU)의 순번 의장국이 된 오스트리아의 볼프강 쉬셀 총리는 의장국을 맡은 올 상반기 동안 위기에 처한 유럽헌법 부활 문제에 역점을 둘 예정이다. 지난해 프랑스와 네덜란드에서 유럽헌법 비준을 위한 국민투표가 부결됐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접근하는 데 있어 오스트리아는 27일 잘츠부르크에서 대규모 국제회의를 개최하는 등 ‘모차르트 효과’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자신이 ‘국경을 초월한 유럽인’으로 불리게 된 것을 모차르트는 또 어떻게 받아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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