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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 위로다

트로트에 자꾸 끌린다 노래 취향은 참으로 다양하다. 가까운 사람들의 애창곡을 보면 알 수 있다. 트로트, 포크, 발라드, 록, 댄스음악…. 하고많은 노래 가운데 그 사람이 유독 그 노래를 고르게 되는 이유는 뭘까.(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등록된 대중음악은 현재 36만곡이나 된다. 그중 리메이크 등으로 중복된 곡을 빼더라도 족히 10만곡은 되지 않을까 한다.) 중·노년층은 트로트, 젊은이들은 힙합이나 댄스음악, 그런 구분이 가능한가. 이런 세대별 구분도 하지만 이것도 법칙성이 있는 건 아니다. 음악 취향은 어떻게 형성되는 걸까. 이 문제를 뇌과학적으로 연구한 학자가 있다. 인지 심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인 대니얼 레비틴은 음악적 선호도가 십대에 결정된다고 말한다. 그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예로 든다. “많은 이들은 .. 더보기
노래는 추억이다 이상은의 (1988·김남균 작사 작곡)를 들으면 하와이의 추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1988년 가을이니 벌써 27년 전 일이다. 나는 경향신문 사회부 기자로서 순항훈련에 나선 해군사관생도들이 탄 해군 마산함에 동승 취재 중이었다. 진해를 출발해 괌, 미드웨이를 거쳐 호놀룰루에 기항한 훈련 참가자들에게 현지 교민들이 따뜻한 환영식을 베풀어주었다. 그날 해군 군악대가 연주한 곡 가운데 하나가 바로 였다. 후크송의 원조로 꼽히는 이상은의 가 실린 강변가요제 수상자 음반 는 그해 여름 강변가요제에서 ‘선머슴’ 같은 이상은이 꺽다리춤을 추며 불러 우승을 차지한 뒤 한창 뜨고 있던 노래였다. 군악대는 ‘담다디 담다디’가 반복되는 노래 도입부의 후크송을 아주 느리게 연주하기 시작했다. 신나는 리듬의 곡을 이렇게.. 더보기
에레나, 금순이, 화, 경상도 아가씨 때로는 이름 하나가 상상력을 모락모락 피어오르게 한다. 노래 속에 나오는 여인의 이름이 그렇다. 안다성이 부른 (1958·손로원 작사, 한복남 작곡)는 제목부터 강한 상상력을 발동시킨다. 순희 하면 무슨 느낌이 드나. 옛날에 아주 흔했던 여자 이름이다. 바둑이, 영희, 철수와 함께 국민학교 국어책에도 너무 많이 나와 고유명사라기보단 보통명사 같은 이름이다. 노래에선 그 순희가 에레나란 서양 이름을 쓰는 여자가 됐단다. 대체 무슨 곡절이 있었길래. 가사에 따르면 순희는 한국전쟁을 겪은 뒤 어찌어찌하다 카바레 댄서가 된 여인이다. 이 여인은 과거엔 ‘석유불 등잔 밑에 밤을 새면서 실패감던’, ‘시집간 열아홉살 꿈을 꾸면서 노래하던’ 순희였다. 명시는 안 돼 있어도 이 역전 카바레는 미군을 상대하는 곳일 성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