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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칼럼

[신문로] 왜, 어떤 노동개혁을 하자는 걸까 박근혜정권이 노동개혁을 밀어붙이고 있다. 네모난 삼각형처럼 형용모순이란 생각이 든다. 노동 그리고 개혁, 이건 원래 야당이나 노동계의 언어 아니던가. 정부 여당은 이렇게 설명한다. 현 노동시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심각하며, 청년실업 문제까지 겹쳤다. 노동시장의 구조적 개혁은 시대적 과제다. 따라서 임금피크제 등 임금체계 개편을 통한 장년 고용안정과 청년 고용기회 확대, 저성과자에 대한 근로계약 해지 기준·절차 명확화(실적이 나쁜 사람을 쉽게 해고한다는 뜻이다) 등을 해야 한다. 이런 말도 늘어놓는다. 취약 노동계층에 대한 사회 안전망 구축, 능력 중심의 사회로 가는 초석…. 지난 달 25일 오후 열린 새누리당 부산시당의 부산역 귀경인사 행사는 노동개혁을 반대하는 청년들과 곳곳.. 더보기
[신문로] 적대적 공생의 고리를 끊으려면 러시아 사람들이 즐겨 쓰는 표현으로 '나찰로시'란 말이 있다. 과거와 똑같은 사건이 반복될 때 "나찰로~시"라고 한다. "쯧쯧, 또 시작이군" 정도의 뜻이다. 지난달 말 남북한 사이에 포격을 주고받는 초긴장 상황이 벌어졌을 때 떠오른 게 이 말이었다. 필자의 안보의식이 허약한 탓이었을까.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 나와 비슷한 생각도 꽤 되는 것 같다. 남북 긴장이 여전한 상태인 8월 22일 인터넷에서 이런 '예언'이 눈에 띄었다. "북한은 원하는 대화 이끌어내고 잘하면 삥 뜯을 수도 있겠죠. 남한은 박근혜정부가 대응을 잘했다 이러면서 지지율 무너진 거 회복할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겁니다. 맨날 으르렁거리면서 표면적으로는 적대적이지만 사실은 서로 절대 전쟁을 바라지도 않고 딱히 통일을 바라지도 않는 최.. 더보기
[신문로] 팬클럽과 정치적 지지의 차이 1999년 1월 1일자 경향신문 기사다. "31일 새벽 1시30분쯤 서울 여의도 KBS 부근에서 KBS 가요대상을 방청하고 돌아가던 인기댄스 그룹 HOT와 젝스키스 팬클럽 회원 10여명이 패싸움을 벌였다…." 그 결과 HOT 팬 이모양(15)이 병원으로 실려갔으며, 젝스키스 팬 배모양(18) 등 2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싸움은 두 그룹의 팬들이 서로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가 더 낫다며 입씨름을 벌이다 일어났다. 그땐 이런 일이 흔했다. 오죽하면 사생팬이란 말도 생겨났다. 특정 연예인의 사생활을 죽기 살기로 쫓아다니는 극성팬을 말한다. 소녀 팬들이 이러는 건 그 가수의 외모나 춤 등 나름의 이유가 있었겠지만 그 열정을 지배하는 건 맹목성이라고 본다. 일단 '필'이 꽂히면서 모든 게 무조건 좋아지는 거다. 이.. 더보기